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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한국기독교 '1918년 제회 회록'엔 연합·일치 담겼다(2020-02-03)

100주년연구팀
2021-11-12
조회수 427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2024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향후 5년간 총 20권 분량으로 발간할 예정인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자료집 가운데 제1권이 출간됐다. 1918년 조선예수교장감연합협의회 제1회 회록에서 시작해 37년 조선기독교연합공의회 제14회 회의록까지 사료 원문을 수록했다.

자료집에는 100여년 전 외국 선교사의 조력자에 머물던 한국 목회자들이 한국교회의 전면으로 부상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1930년대 유물론 및 계급투쟁에 반대하면서도 여성의 지위 개선과 노동시간 축소 등 민주주의를 신조로 삼은 조항들도 발견된다. 이홍정 NCCK 총무는 2일 “기독교가 우리의 일상 속에 정의롭고 평화로운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참여적 종교임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자료집 제1권-해방 이전 기독교연합공의회 회록’을 보면, 시작은 1918년 경성에서 열린 조선예수교 장로교 감리교 연합협의회이다. 교파를 넘어 한국인 목회자들이 처음으로 선교 협력과 일치를 위해 만든 협의체다. ‘기독신보’ 주필을 역임한 추강(秋岡) 김필수 목사가 회장을 맡았다. 국한문 혼용체로 작성된 회의록 가운데 창립 목적과 권한을 현대어로 풀면 이렇다.

“두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는 정신을 증진케 하며 친목하는 정의를 돈독케 함. 양 교회가 홀로 행하기 어려운 일이 있는 경우에는 합력하여 행하기를 힘써 도모함. 두 교회가 교역상 경력과 지식을 서로 교환하여 그리스도의 사업을 확장함에 도움이 있게 함.”

NCCK1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에 소속돼 자료집 연구를 전담하는 홍승표 연구원은 “기존 선교사 중심의 선교부 공의회 차원을 넘어서서 한국인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 개신교의 두 교파인 장로회와 감리회가 교회 차원에서 조직한 첫 협의체란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장감연합협의회는 23년 해산을 결정하고 이듬해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KNCC)로 거듭난다. 24년 9월 서울 새문안교회에서 창립회의를 열었는데 장로교 감리교뿐만 아니라 영국성서공회 조선기독교청년회 등이 참여했다. 31년엔 조선기독교연합공의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조직을 확대한다. 복음 선전, 사회 도덕의 향상, 기독교 문화의 보급을 목표로 삼는다. 오늘날 NCCK의 정체성 그 자체인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에큐메니컬 운동이 태동한 것이다.

32년 KNCC 제9회 회의에선 ‘사회신조’가 발표된다. 전문을 현대어로 정리하면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인류를 형제로 믿으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계시된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사회의 기초적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모든 유물교육, 유물사상, 계급적 투쟁, 혁명수단에 의한 사회개조와 반동적 강압에 반대하고”라고 밝힌다. 이어 권리와 기회의 평등, 소년노동 금지, 여성 지위 개선, 공창 폐지 및 금주 촉진, 노동시간 축소, 협동조합 장려, 소득세와 상속세 누진제, 최저임금법 소작법 사회보험법 제정, 일요일 공휴일 보장과 보건에 관한 입법과 시설 등 12개항을 제시한다. 20세기 사회 국가의 개념을 도입한 독일 바이마르헌법의 주요 조항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홍 연구원은 “3·1운동 이후 자유주의 사회주의 등이 교회로 유입되면서 고심하던 교회가 사회적 책임과 실천을 위해 내놓은 대답”이라며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사회개혁과 변화의 구체적 실천을 모색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NCCK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2024년까지 100년의 활동을 담은 사료집 20권을 완간할 예정이다. 한국 기독교 사회운동이 한국 근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영역임을 정부가 동의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NCCK는 2005년 ‘한국교회 인권운동 30년사’ 2013년 ‘기독교, 한국에 살다’ 2014년 ‘기독여성운동 30년사’ 등을 펴냈다. 이 총무는 “‘한국의 기독교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어떤 방법으로 해왔는가’라는 질문으로 역사적 발자취를 성찰해온 작업”이라며 “사회 발전과 인권 증진을 위해 헌신해 온 기독교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신앙의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한국기독교 ‘1918년 제1회 회록’엔 연합·일치 담겼다-국민일보 (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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